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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팀 조회수 2162 작성일 2019-11-01 오후 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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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의 전기료 산정방법에 관한 관리규약의 효력/최은석

첨부파일
공동주택의 전기료 산정방법에 관한 관리규약의 효력

- 연구대상판결 : 대전지방법원 2015. 6. 9. 선고 2013나20760 판결 -

최 은 석

변호사,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

The Validity of Articles to Set the Way of Calculating the Electricity Bills in Condominiums

Eun-Seok, Choi

Attorney at Law

일반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은 세대 전기료의 세대별 부담액 산정방법을 ‘월간 세대별 사용량을 한국전력공사의 전기공급약관에 따라 산정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고, 많은 경우에 그 준칙이 그대로 또는 일부 변경되어 실제의 공동주택 관리규약으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한국전력공사와는 주택용 고압요금을 적용하는 이른바 단일계약방식으로 전기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세대별 전기료는 종합계약방식인 주택용 저압요금으로 산정하여 청구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많이 있다. 그 주된 이유는 단일계약방식 하에서는 전기를 많이 쓰는 세대가 아파트 단지 전체의 평균사용량을 증가시켜 아파트 단지 전체의 전기료가 많이 발생하도록 하므로, 그들에게 좀 더 많은 전기료를 부담시켜 아파트 단지 전체의 전기료를 감소시키는 동기가 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러한 내용을 정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은 대상판결 이전에도 있었으나, 그와 같은 내용을 정한 관리규약이 유효한지를 다룬 것은 대상판결이 최초로 보여진다.

대상판결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개별 입주자들이 전기공급계약의 당사자이며, 위와 같은 관리규약은 납부대행자에 불과한 입주자대표회의가 계약당사자인 개별 입주자들의 동의나 승인 없이 계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이 되어 주택법령 및 사적 자치의 원칙에 위배되고, 관리규약상 필연적으로 한국전력공사의 청구요금보다 더 많은 전기료를 입주자들로부터 징수하게 되므로 입주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무효이며, 관리규약으로 정할 수 있는 범위는 공동전기료의 산정방법으로 한정된다고 보았다.

이 논문은 기본적으로 대상판결의 결론에 찬성하면서, 이 사안을 단체자치와 개인자치의 갈등 문제의 하나로 인식하였다. 그리고 논리의 전개에 있어 전기공급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하지 않더라도,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규약 또는 공동주택관리법상의 관리규약이 정할 수 있는 대상은 공용부분의 관리 또는 사용에 관한 구분소유자들 사이의 사항 내지 공동주택의 관리 또는 사용에 관한 준거가 되는 사항에 한정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함으로써 대상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전유부분에서의 전기 사용에 대해서는 다른 입주자들이 단체자치에 근거해 개입할 정당한 이익이 없다는 점을 간단한 수학적 예시을 통해 밝혔다.

대상판결을 포함한 우리 하급심 판결들은 (관리)규약으로 정할 수 있는 대상이 위와 같은 단체자치의 영역에 한정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여 개인의 자치에 맡겨진 영역도 규제할 수 있다는 부당한 결론에 도달했거나, 대상판결과 같은 논리적 잉여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