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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보팀 조회수 489 작성일 2026-06-01 오전 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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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사적자치를 외면한 사법부의 변호사 보수 감액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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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자치를 외면한 사법부의 변호사 보수

감액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최근 일부 재판에서 변호사와 의뢰인이 적법하게 체결한 보수약정에도 불구하고 사후적으로 변호사 보수를 감액하는 판단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이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계약의 구속력이라는 사법질서의 근간을 법원이 스스로 흔드는 것과 다름없다.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 이는 우리 사법질서를 떠받치는 가장 근본적인 원칙이다. 당사자가 자유로운 의사로 체결한 약정은 존중되어야 하며, 법원이 그 내용에 개입하는 것은 명백하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한다. 그럼에도 변호사 보수에 관하여는 이러한 대원칙이 유독 쉽게 외면되고 있다.


법원은 처분문서에 대하여 매우 강한 증명력을 인정하며, 그 효력을 부인하는 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왔다. 이른바 ‘신군부 시절 강압 증여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불법연행·구금 상태에서 사유재산을 국가에 증여한다는 처분문서가 작성되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증여의 의사표시가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러나 유독 변호사 보수약정에 대해서만은 법원이 사후적으로 그 적정성을 다시 심사하듯 개입하고, 그 결과 추상적인 형평론 아래 계약의 구속력이 쉽게 무력화되고 있다. 동일한 증명력을 갖는 처분문서임에도 변호사가 당사자일 때에만 달리 취급하는 이중잣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보수약정 역시 당사자가 자유로운 의사로 체결한 계약이다. 강행법규 위반, 의사표시의 하자, 사회질서 위반 등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사적자치라는 대원칙을 여기에도 똑같이 적용하여야 한다.


변호사 보수는 기계적·정형적으로 책정될 수 없고, 사건의 난이도, 예상되는 책임과 위험, 변호사의 전문성 등을 종합하여 정해진다. 의뢰인 역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 변호사를 선택하고 보수를 약정한다. 그럼에도 약정의 효력이 재판부의 주관적·사후적 잣대에 따라 좌우된다면, 이는 변호사 직무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평가절하하고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마저 흔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객관적으로 과다하다고 보기 어려운 보수약정에 대해서까지 명확한 기준 없이 감액 판단이 이루어진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변호사 보수 감액 법리가 다른 직역의 보수와 비교하여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은 이미 공식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소송위임계약에서만 비교적 쉽고 광범위하게 변호사 보수의 감액을 인정하여 온 배경에 법관에게 비교적 익숙한 분야라는 사정이 작용한 것이라면, 이는 합리적 근거 없이 변호사 직역을 다른 직역과 차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변호사 보수약정의 사후적 감액은 개별 사건의 당부를 넘어, 다른 직역과의 형평과 사적자치 영역에 대한 사법부의 자기절제라는 관점에서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더욱이 변호사 보수 감액의 기준 역시 모호하다. 법원이 사후적으로 보수의 적정성을 판단하려면 적어도 어떠한 기준에 따라, 어떠한 요소를 고려하여, 어느 범위에서 감액이 가능한지에 관한 객관적·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그러나 추상적인 ‘형평’의 관념만을 앞세워 당사자가 체결한 보수약정의 구속력을 무력화한다면, 이는 법원이 사실상 계약 내용을 새로 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처분문서의 효력이 명확한 법리와 기준이 아니라 개별 재판부의 사후적 평가에 따라 흔들린다면, 법률관계의 안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와 같은 자의적 판단은 사법 판단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법원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온라인 매체의 발달로 변호사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변호사 수의 증가로 선택의 폭 또한 크게 넓어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의뢰인이 보수약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지위에 놓인다고 단정하는 것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뢰인은 사건의 성격과 변호사의 전문성·경력을 두루 살펴 자신에게 적합한 변호사를 선택하고, 그가 위임받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리라는 신뢰 아래 보수를 약정한다. 그럼에도 사후에 보수의 많고 적음을 다시 문제 삼아 약정의 효력을 쉽게 제한하는 것은,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계약관계를 지나치게 후견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이다.


이러한 판단이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변호사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결국 국민의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보수약정의 안정성이 흔들리면 변호사는 수임 단계에서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떠안게 되어 고난도·고위험 사건의 수임을 회피하게 되고, 신뢰를 바탕으로 사건을 맡기고 수행하는 위임관계의 토대마저 흔들린다. 이는 끝내 국민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를 좁히는 결과로 귀결된다. 변호사의 정당한 보수는 단순한 경제적 대가가 아니라, 법률전문가로서 국민의 권익을 책임 있게 수호하도록 떠받치는 제도적 기반인 것이다.


사법부는 변호사 보수약정에 관한 판단이 법률서비스 시장과 변호사 직역의 독립성에 미칠 영향을 무겁게 인식하여야 한다. 변호사 보수약정 역시 다른 계약과 마찬가지로 사적자치의 대원칙 아래 존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보수약정에 개입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그 판단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에 기초하여야 하며, 변호사 직무의 본질적 특수성과 해당 사안의 구체적 사정이 모두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앞으로도 변호사의 정당한 보수청구권과 변호사 직무의 독립성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사법부의 판단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다. 적법하게 체결된 보수약정의 효력이 합리적 근거 없이 사후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사적자치의 원칙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민의 권익을 책임 있게 수호하기 위한 변호사 직무의 제도적 기반을 흔드는 일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러한 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법리와 제도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2026. 6. 1.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김 정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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