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지 용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권과 정의에서 재산법 특집으로 민법총칙, 물권법, 채권법 등 민법의 재산법 분야에 관하여 이론가 및 실무가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의 논문들을 게재하기로 하였는데, 이번에 게재되는 논문들은 원래의 기획 의도에 합치되는 논문들로써 학계 및 실무계의 관심증진과 관련 분야의 이해증진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소멸시효에 관한 민법개정논의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2004년 민법개정안과 2014년 민법개정안의 소멸시효에 관한 내용, 구체적으로는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는 권리와 소멸시효 기간 및 기산점, 소멸시효 장애사유로서의 정지, 완성유예 및 재개시, 소멸시효 완성의 효과 등에 관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관련 논의를 소개하여 소멸시효에 관한 민법개정 논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행 민법상 ‘최고’의 용어에 대한 입법적 고찰”은 명시적 일부청구의 경우 잔부에 대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례평석 논문으로서 민법상의 ‘최고’ 의미와 대상판결에서 언급하고 있는 ‘최고’ 개념의 의미가 상이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상판결에서의 ‘최고’ 개념은 ‘최고’라기보다는 소멸시효 ‘중단효의 연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그에 관한 입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대상판결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나 주장, 제시된 입법론은 학문적으나 실무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제한물권설정계약에 관한 소고”는 기존 연구들이 주로 소유권 중심의 물권변동에 중점을 두었기에 제한물권의 변동에 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소홀하였던 점을 극복하며 제한물권변동의 원인으로서 제한물권설정계약에 주목하고 제한물권설정행위를 채권행위로서의 제한물권설정의무계약과 물권행위로서의 제한물권설정계약으로 나누어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제한물권설정을 위한 법률행위에 있어 물권행위의 독자성과 무인성에 대한 물권법의 근본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할 것이다.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의 요건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그 대가지급에 있어서의 문제”는 요역지 소유자의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을 좀 더 쉽게 인정함으로써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의 문을 넓히면서도 승역지 소유자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그 시효취득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승역지 소유자의 손해에 대해서는 지료의 지급을 통하여서 해결하는 것이 상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 동안 논의가 부족했던 통행지역권에 대한 연구로서 후속연구를 기대하게 하는 논문이라고 할 것이다.

“쌍무계약의 무효·취소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에서의 원물반환의무 불이행의 효과”는 쌍무계약의 무효·취소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에서의 원물반환 및 가액반환 의무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근거, 원물반환의무 불이행의 유형과 그 처리방법, 종래 원물반환의 한 종류 또는 그 변형 형태로 다루어진 대위물의 대상청구권으로의 지위 확립, 원물반환 불능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인정, 그리고 부당이득반환 관계에서의 위험부담 문제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는데 기존의 견해들과 달리 원물반환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수익자의 채무불이행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있다. 그리고 그 이외에도 위험부담의 문제를 검토하는 등 원물반환의 불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유형의 권리관계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업무도급과 위장도급의 구별에 관한 일고찰”은 업무도급과 위장도급의 구별과 관련하여 몇 가지 판례에 나타난 간접공정의 사례를 중심으로 논의를 하면서 저자의 독창적 견해에 따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저자는 업무도급과 위장도급을 구분하는 것은 도급계약과 근로계약을 구분하는 문제로 귀결되지만,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업무도급의 모습으로 위장하고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일의 수행 모습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업무도급과 위장도급을 실제로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업무도급인지 위장도급인지 판단함에 있어서 당사자 간에 합의된 계약의 유형이 고려되어야 한다면서 도급상 ‘일의 완성’의 의미와 도급의 수행과정에서 행사될 수 있는 도급인의 지시를 이해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인권과 정의 특집호에 게재되는 논문들이 후속연구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바쁘신 가운데 옥고를 제출해 주신 집필자분께 감사드리며 지속적인 학문적 성과가 있기를 기원해마지않는다.